솔로몬왕

★★ 고전적 법가사상과 현대 법치주의 비교와 오늘날 AI 보는 두 개념 ★★

1. 법치주의 정의

법치주의는 법실증주의와 결부되어 형식적인 개념으로 전락할 수 있다. 통치가 법에 의하기만 하면 나치 독일 같은 전체주의 국가도 법치국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형식적 법치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게 ‘실질적 법치주의’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대표적인 장치가 권력분립의 원칙, /헌법재판 제도, /죄형법정주의 원칙, /국가 행위에 대한 사법적인 구제, /탄핵제도 등이다.

2. 법의 기원

法()이라는 한자는 水(물 수)와 去(갈 거) 자가 합해진 모습이라서 은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당연한 이치’라고 풀이한다. 그런데 옛날의 금문(金文)에서는 치(廌, 해태)자가 들어간 ()자를 사용하였다. 해치는 뿔로 죄인을 물에 빠뜨려 심판하는 역할을 했다고 하니, 고대 중국에서는 을 ‘형벌로 정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여겼다는 걸 알 수 있다.

한나라유방

3. 상앙의 법치사상

중국 전국시대 진()나라의 재상 상앙(미상~BC 338)은 어느 날 수도의 남문 앞에 큰 나무를 심어 놓고 ‘이 나무를 북문으로 옮기는 자에게 10냥을 내리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런 하찮은 일에 10냥을 걸 리 없다고 생각하여 누구도 나무를 옮기지 않았다.

이에 상앙은 상금을 50냥으로 올렸다. 그러자 한 건달이 나무를 옮겼고, 그에게 50냥을 내렸다. 이 소문이 퍼져나가자, 사람들이 나라에서 공포한 법에 대해서는 철석같이 믿게 되었다. 여기서 이목지신(移木之信)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겼다.

상앙은 부국강병을 위하여 대대적인 변법(變法)을 추진하여 귀족의 각종 특권을 폐지하고, 평민이라도 전투에서 뛰어난 공적을 세운 이에게는 관직과 토지를 주었으며, 작은 고을을 통합하고 현() 제도를 시행해 권력의 중앙 집중과 농민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를 강화했다.

이때 태자 사()가 사형선고를 받은 왕족을 숨겨주는 사건이 일어났다. 신법에 따르면 범죄자를 숨기면 같은 죄를 받게 되어 있었으므로 태자의 행위는 사형에 해당했다. 상앙은 태자를 죽일 수는 없으므로 대신에 태자를 보좌하는 관료를 ‘코를 베는 형’에 처하고 태자의 사부를 ‘얼굴을 칼로 그어 묵을 바르는 형’에 처했다.

상앙은 10년간 진나라의 재상을 지내며 엄격한 법치를 펼쳤으며 후일 진나라의 전국 통일을 위한 기초를 닦았다. 그런데, BC 338년 효공이 죽고 아들인 혜문왕이 즉위하자 전에 상앙한테 치욕을 당한 데 대한 앙갚음으로 상앙을 처형한 후 수레로 사지를 찢기까지 했다. 상앙의 엄격한 법치가 부메랑처럼 화로 돌아온 것이었다.

4. 한비자의 법가사상

한비자(BC 280경∼BC 233)는 전국시대 말기 한()나라 출신의 법가 사상가다. 말을 더듬고 눌변이었으나, 재주와 식견이 남다르고 글을 잘 썼다. 젊을 때 순자(荀子)에게서 배웠는데 동문수학한 이사(李斯)가 한비자를 따르지 못했다.

진왕 정은 한나라를 공격한 끝에 인재라 소문난 한비자를 데려왔지만, 이사의 모함에 넘어가 그만 한비자에게 자살을 명하고 말았다. 진왕은 비록 한비자를 죽였지만 그의 저서 《한비자》를 읽고 매우 감동했으며, 상앙의 ‘법()’, 신불해(申不害)의 ‘술()’, 신도(愼到)의 ‘세()’를 종합한 한비자의 정치 전략을 모두 수용하여 전국을 통일할 수 있었다. 제갈량이 죽으면서 촉나라 황제 유선에게 읽도록 한 책도 《한비자》다.

한비자는 ‘군주는 허정(虛靜)과 무위(無爲)의 태도로(노장사상에 영향받았음을 알 수 있다), 법도에 의해 통치하고, 인자함으로 대할 것이 아니라 상벌의 권한을 갖고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야 한다’, ‘상을 남발하는 것도, 형벌을 가볍게 하거나 면제해 주는 것도 피해야 할 일이며, 상벌 권한을 신하에게 위임해서도 안 된다’, ‘백성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되, 그 위에 법이 바로 서야 하고, 법은 만인에게 적용되지만 군주는 법률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고 설파하였다.

사기》의 저자 사마천은 한비자에 대하여 ‘일을 단호하게 잘 처리했으며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명쾌했지만, 그의 사상은 너무 가혹하고 각박하여 은덕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5. 법치와 덕치

이처럼 법가 사상가들은 전국시대에 등장하여 유가의 인의(仁義)보다 실정법인 법의 우위를 주장하였고, 군주의 입장에서 부국강병을 꾀하고 신상필벌을 강조했으며, 그 결과 진나라의 통일 과정은 물론, 이후 많은 황제와 관료들에게 채택되어 현실정치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법치는 덕치(德治)와 대립되는 것으로 이해되어 공격받았을 뿐만 아니라, 법 만능주의에 빠져 진시황의 분서갱유(焚書坑儒)처럼 백성을 대상이나 수단으로만 여기고 가혹한 정치를 일삼아 민심을 잃음으로써 멸망의 길을 가기도 했다.

인의를 강조한 공자는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즉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도 무섭다’고 하였다. 초패왕 항우가 오로지 힘에 의한 패권을 추구하면서 황궁을 불사르고 점령지의 군사와 백성들을 몰살하는 폭정으로 일관한 것과 달리, 한고조 유방은 점령지에서 무고한 살상을 금하고 덕치를 행하여 인심을 얻었다. 이로써 유방은 항우에게 개개의 전투에서는 수없이 패했지만, 마침내 전쟁에서는 이겼다

결국, 군주제에서의 법치는 덕치를 근간으로 하면서 보완장치로 기능하거나, 법치를 기본으로 하더라도 덕치에 의하여 보완되지 않으면 민심을 잃어 패망하게 된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라 할 것이다.

마키아벨리

6. 마키아벨리, 군주론

잠시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의 니콜로 마키아벨리(1469~1527)의 사상과 비교해 보는 것도 좋겠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인간이란 은혜를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위선자인 데다가 기만에 능하며, 위험을 피하고 이득에 눈이 어둡다. 당신이 은혜를 베푸는 동안 사람들은 모두 당신에게 온갖 충성을 바친다. 그러나 당신이 정작 궁지에 몰리게 되면, 그들은 등을 돌린다’, ‘군주는 힘이 있어야 하고 때로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사자의 용맹과 여우의 간계를 갖춰야 한다’, ‘군주는 호의는 자신이 베풀고 처벌은 신하가 내리도록 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을 ‘마키아벨리즘’의 본질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군주론》은 시대를 초월해 보편타당한 정치학을 논한 책이 아니라, 갈가리 쪼개져 있던 이탈리아, 그중에서도 작은 나라인 피렌체라는 시대적, 공간적 상황에서 피렌체의 부국강병책과 군주의 처세술을 논한 책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군주론》은 피렌체가 군주정으로 복귀하면서 외교관 자리에서 쫓겨난 마키아벨리가 복직을 바라며 당대의 집권자인 로렌초 메디치에게 헌정한 책인데, 로렌초는 이 책을 펴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 책은 서양에서 최초로 정치를 종교와 도덕에서 분리하여 논함으로써 근대 정치학의 효시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언뜻 유사해 보이는 한비자의 법가사상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먼저 공통점으로는 사상의 시대적 배경(전국시대 최약체인 한나라 vs 사분오열된 이탈리아의 소국 피렌체) 군주에게 필요한 자질(권위와 술책 vs 사자의 힘과 여우의 꾀) 인간에 대한 불신(은혜를 모르고 언제든지 배신함) 상벌의 중요성 정치를 도덕에서 분리한 점 등을 들 수 있다.

차이점을 보자면, 마키아벨리가 피렌체가 처한 시대적 상황에서 군주가 취해야 할 처세술을 강조하였다면, 한비자는 법가사상이라는 관점에서 군주의 자세와 수양을 강조하였으며, 마키아벨리가 법과 관계없이 군주의 통치요령을 강조하였다면, 한비자는 법에 의한 통치를 강조하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7. 법치주의 의의

법치주의는 영국에서 ‘법의 지배(rule of law)’의 원리로 나타났는데, 국왕이라 할지라도 신과 법 아래에 있다는 것으로, 1215년 대헌장, 1628년 권리청원, 1689년 권리장전 등으로 구체화되었다. 또한 유럽의 흐로티위스, 로크, 루소 등은 자연법과 천부인권을 주장하여 미국의 독립선언과 프랑스의 인권선언으로 구현되었다.

독일에서 법의 지배 원리는 ‘법치국가’ 이론으로 발전하였지만, 19세기 법실증주의와 결부되어 형식적인 개념으로 전락하기도 하였다. 즉, 통치가 법에 의하기만 하면 어떠한 국가도, 전체주의 국가도 법치국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히틀러에 의한 나치 독재가 전형적인 예이다.

이러한 ‘형식적 법치주의’에 대한 반성과 대안으로 등장한 게 ‘실질적 법치주의이다. 실질적 법치주의에 의하면 법률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정되어야 하며, 내용과 목적 면에서도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지키고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개인의 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국가 권력을 일정 부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실질적 법치주의 구현하기 위한 대표적인 장치가 /권력분립의 원칙, /헌법재판 제도(위헌법률심판 등), /죄형법정주의 원칙, /국가 행위에 대한 사법적인 구제, /탄핵제도 등이며, 우리나라도 이를 채택하고 있다.

8. 법가사상, 법치주의 차이점

그럼, 법가사상과 법치주의는 같을까, 다를까? 양자는 법치를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법가사상은 군주제를 전제로 출현한 것으로서 법이 군주의 통치를 위한 수단이므로 군주는 법에 구애되지 않음에 반하여, /법치주의에서 법은 군주의 권한을 견제하고 통제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이므로 목적과 기능이 전혀 다르다.

-출처-

2024. 4. 20. 법률신문, 임관혁 검사장 (대전고등검찰청)

비상계엄선포

9. ChatGPT로 본 법가사상과 법치주의

법가사상과 법치주의는 고대 중국에서 비롯된 철학적 개념으로, 오늘날의 정치 및 법학적 관점에서도 중요한 논의의 대상이 된다. 각 개념이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상세히 살펴보겠다.

1. 법가사상 (法家思想)

법가사상은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등장한 중요한 정치 철학 중 하나로, 법()을 중심으로 한 사회 질서와 국가 통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법가사상의 대표적인 사상가로는 한비자, 상앙, 순자가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인간 본성을 부정적으로 보고, 이를 제어하기 위해 강력한 법과 규칙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 핵심 개념

  • 인간 본성에 대한 비관적 시각: 법가는 인간이 본래 이기적이고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인간 본성에 의존하는 도덕적 지도나 교육은 국가를 안정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법의 절대성: 법가는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강력하고 엄격한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을 어길 경우 엄격한 처벌이 뒤따라야 하며, 법 앞에서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원칙을 중시했다.

  • 권력과 통치의 집중: 법가사상은 지도자가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여 법을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의 안정을 위해 지도자는 무제한적인 권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 효율적인 관리: 법가의 사상에서는 사람들 사이의 불신을 바탕으로 행정과 법 집행이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법이 제대로 시행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관료 시스템과 체계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2) 법가사상의 현대적 시사점

오늘날 법가사상은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를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법과 질서를 강조하는 측면에서 여전히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특히, 법적 통제와 질서 유지의 중요성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중요하게 다뤄진다. 하지만 법가의 철학은 권력의 집중과 무자비한 법 집행을 강조하는 면에서 과거의 독재적 통치 방식과 연결될 수 있다.

무속신앙

2. 법치주의 (Rule of Law)

법치주의는 법 앞에서의 평등, 법의 지배 원칙을 강조하는 사상으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국가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는 중요한 민주주의의 기초. 법치주의는 법이 모든 사회적 관계를 지배하는 원칙을 따르며, 법이 모든 개인에게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 핵심 개념

  • 법의 지배: 법치주의에서 중요한 원칙은 “법이 지배한다“는 것. 이는 정부나 지도자가 법 위에 있지 않으며, 모든 사람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행동해야 한다는 의미.

  • 권력 분립: 법치주의는 국가 권력이 남용되지 않도록 권력을 분리하고, 서로 견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도록 함. 예를 들어, 입법, 사법, 행정의 분립을 통해 권력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

  • 법 앞의 평등: 법치주의는 모든 사람이 법 앞에서 평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중요하게 여김. 이로 인해 차별적 대우나 부당한 권력 행사로부터 개인을 보호할 수 있다.

  • 헌법의 중요성: 현대 법치주의에서는 헌법과 법률을 중시하며, 국가의 최고법인 헌법에 의거하여 국가의 운영이 이루어져야 한다. 헌법은 국가 권력의 한계를 설정하고,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법치주의의 현대적 중요성

오늘날 법치주의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보호하는 기초적인 원칙으로 자리 잡고 있다. 법치주의가 잘 작동하는 사회에서는 정부의 권력이 법에 의해 규제되고, 시민들의 권리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또한, 법치주의는 부패를 방지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대 사회에서 법치주의는 인권 보호, 자유의 보장, 그리고 민주적인 사회 운영을 위한 중요한 기초 원칙으로 널리 채택되고 있다. 법치주의는 특히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고, 국가 간의 법적 관계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3. 법가사상과 법치주의의 비교

법가사상과 법치주의는 법의 역할에 대한 관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 법의 목적: 법가사상에서 법은 국가의 안정을 유지하고, 통치자가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 도구로 작용. 반면, 법치주의는 법이 시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국가 권력을 규제하는 수단으로 작용.

  • 권력과 자유: 법가사상은 강력한 중앙집권적 권력을 지지하는 반면, 법치주의는 권력의 분립과 시민의 자유를 강조.

  • 법의 적용: 법가사상은 법을 엄격하고 일관되게 집행하는 것을 중요시하지만, 법치주의에서는 법이 공정하고 정의롭게 집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4. 결론

법가사상과 법치주의는 모두 법의 중요성을 인정하지만, 법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할 것인가에 있어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법가사상은 법을 국가 권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보고, 법치주의는 법을 통해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고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수단으로 이해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법치주의가 민주적 가치를 실현하는 중요한 원칙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법가사상은 그 역사적 배경과 교훈으로 남아 있다.

상부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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