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계약

★ 민법 계약 무효사유에서 대부업법 계약 무효사유 해석하는 일정한 지표 찾는다 ★

1. 대부업법 계약 무효규정 신설

-대부업등의 등록 및 금융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8조의2(대부계약의 효력)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그 대부계약은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대부업자, 불법사금융업자또는 여신금융기관(이하 이 조에서 “대부제공자”라 한다)은 제8조, 제11조 및 제15조에도 불구하고 거래상대방에게 그 원본의 반환 및 이자의 변제를 청구하지 못하며, 거래상대방이 대부제공자에게 이미 지급한 원본과 이자가 있으면 이를 반환하여야 한다.

1. 대부계약 과정에서 대부제공자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의 행위를 거래상대방에게 하거나 거래상대방이 하도록 요구하는 경우

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영상물·음성물 또는 그 편집물·합성물·가공물 및 복제물을 요구·수집·제공·유통하는 행위

. 인신매매, 신체의 상해 또는 포기, 장기기증, 강제취업, 강제노동 등 개인의 신체와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거나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를 요구하는 행위

2. 폭행·협박·체포·감금·위계·위력을 사용하거나 채무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 부당하게 체결된 대부계약으로서 대부계약의 내용이 거래상대방에게 현저하게 불리한 경우

3. 대부계약에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제8조의3, 제9조, 제10조 및 제12조에 위배되는 내용을 포함한 경우

4. 제6조 제1항 제4호에 따른 대부이자율이 제8조 제1항에 따른 최고이자율의 3배 이상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율을 초과하는 내용으로 체결된 경우

대부차용금계약
차용금계약

2. 민법상 계약 무효사유

주지하는 대로, 계약(여기서는 ‘법률행위’의 대표(pars pro toto)로서 계약만을 염두에 두기로 한다)이 무효가 되는 사유에 대하여는 민법에 정하여져 있는 바가 그 바탕을 이룬다. 그 사유를 분류한다면, 대체로 허위표시(민법 제108조. 이하 민법의 규정은 법명을 지시함이 없이 인용한다)와 같이 계약이 행하여지는 과정,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계약을 구성하는 의사표시가 형성되고 표출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과 계약의 내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에서 후자는 우선 강행법규 위반(굳이 들자면 제105조의 반대해석), 나아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제103조. 그리고 폭리행위(제104조)는 그 현저한 예라고 이해된다)을 정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제103조는 이른바 불명확조항의 대표로 삼아도 좋을 만큼 그 내용이 애매하여 이른바 ‘가치 보충’이 요구된다(기회에 덧붙이자면, 2005년 3월에 친양자 제도를 신설하면서 그 파양 사유를 정하는 제908조의5 제1항의 제2호에서 ‘패륜행위’의 개념을 채택함으로써 또 다른 불명확조항이 생겨났다.

한편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상속권상실선고에 관한 제1004조의2가 그 사유의 하나로 ‘중대한 범죄행위를 하거나 그 밖에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라고 정하는 것은 이미 재판상 이혼사유에 관한 제840조 제3호 또는 제4호에서도 채용된 요건으로서 그나마 낫다고 하겠다).

그리하여 흔히들 어떠한 경우에 위 규정에 의하여 계약이 무효가 되어야 하는지는 종국에는 판례와 학설의 전개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여지곤 한다. 그런데 법해석 방법론에서 이와 같은 불명확조항의 해석·운용과 관련하여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서의 ‘유형화(Typisierung)’의 작업을 수행함에 있어서는 역시 강행법규의 전개가 참고가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사채업자구속
사채업자구속

3. 대부업법 개정 취지

최근에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대부업법’이라고 부르기로 한다)이 개정되면서 새로운 조항이 추가되었다. 원래 이 법률은 이자제한법이 이른바 IMF경제위기에 대응하는 시책의 하나로 1998년 1월에 폐지된 상태에서 그 규율의 공백을 제한된 범위에서나마 메우기 위하여 2002년 8월에 제정되었다.

그리하여 그 핵심은 무엇보다도 대부업자가 하는 대부거래상의 이자에 최고이율의 제한을 부가하는 데 있었다(동법 제8조). 그러다가 2007년 3월에 이자제한법이 부활하자 대부업법 중 위 규정은 아무래도 그 빛을 현저히 잃게 되었다. 그런데 금년 1월 21일에 공포된 법률 제20714호는 ‘대부계약의 효력’이라는 표제를 붙인 제8조의2를 마련하였고, 이는 지난 7월 22일부터 시행되었다.

이 신설 규정은 제1항에서 대부계약이 무효가 되는 – 그리하여 거래상대방에 대하여 대부업자가 그 원본의 반환 및 이자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고, 나아가 이미 지급받은 것은 이를 반환하여야 하는 – 여러 사유를 열거하고 있다.

(동조 제2항은 거래상대방에게 대부계약을 취소할 수 있게 하는 사유들도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는 다루지 않기로 한다. 또한 실제로는 더 긴요할지도 모르는 무등록 대부업자, 즉 ‘불법사금융업자’의 대부거래에 대하여는 아예 이자를 받을 수 없다고 정하고 있는 대부업법 제11조만을 지적하여 두기로 한다)

고리사채
고리사채

4. 대부계약 무효사유

첫째, ‘대부계약 과정에서’ ()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영상물 또는 그 편집물·복제물 등의 요구·수집·유통 등을 하는 행위, 또는 () 인신 매매, 신체의 상해 또는 포기, 장기 기증, 강제 취업, 강제 노동 등 개인의 신체와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거나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를 요구하는 행위를 거래상대방에게 하거나 그로 하여금 하도록 하는 것(이상 제1호).

여기서 ()목은 그 문언에서 보는 대로 민법 제103조의 전형적 유형이라고 전부터 인정되던 것(우선 양창수, 민법입문, 제9판(2023), 230면 참조)이지만, ()목은 근자에 인터넷 등으로 해서 새삼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는 그 ‘음란물’의 문제이다. 즉 그것은 이미 형법 제243조 이하로써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이나, 여기서는 그 행위의 민사적 측면에서도 금압되고 있는 것이다.

둘째, 폭행·협박·체포·감금·위계·위력을 사용하거나 채무자의 궁박·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 부당하게 체결된 대부계약으로서 그 내용이 거래상대방에게 현저하게 불리한 경우(제2호).

그 중 뒤의 경우는 앞서 본 민법의 ‘폭리행위’에 해당하여 별로 새롭지 않다고 할 수도 있을 듯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 제4호에서 대부이자율이 “[대부업법이 정하는] 최고이자율의 3배 이상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율[연 60%로 정하여졌다]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자체로써 대부계약을 무효라고 함으로써 아마도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의 요구는 실제적인 의미를 많은 부분에서 상실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앞의 경우는 강박 또는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로 취소의 대상이 되던 것(제109조)을 이제 바로 무효인 것으로 하면서 그 행위유형을 보다 구체적으로 지시하였다고 할 수 있겠다.

셋째, 대부계약에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제8조의3, 제9조, 제10조 및 제12조에 위배되는 내용을 포함한 경우(제3호). 여기서 열거된 법규정들은 채권자가 채권을 추심함에 있어서 하여서는 안 되는 행태를 정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또는 야간에 채무자나 관계인을 방문함으로써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여 사생활 또는 업무의 평온을 심하게 해치는 행위”가 그러하다(위 법률 제9조 제2호). 그러나 대부계약에서 그러한 행태를 허용하는 것으로 약정되어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과연 그러한 내용을 계약으로 정하는 경우가 실제로 있을 것인지 자체가 의문이 든다.

5. 일반규정 해석에서 개별규정 일정한 지침 역할

이렇게 보면 대부업법에 새로 도입된 제8조의2는 아쉬운 점이 아주 없지는 않다고 여겨지지만, 그래도 불명확조항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제2조에 이어서 민법에서 가장 문제되는 경우가 많은 제103조에서 정하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의 구체적 내용을 가늠하는 데 일정한 지침으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는 의문이 없다고 하겠다.

또 위 규정을 해석함에 있어서 공서양속적 관점이 작용할 수 있고 또 작용하여야 한다는 점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계약의 무효사유로서의 강행법규과 제103조의 ‘사회질서’는 현상학에서 말하여지는 ‘해석학적 순환(hermeneutischer Zirkel)’의 일정한 관계에 있다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종전의 교과서 등에는 별로 지적되지 않고 있으나, 이러한 시각을 이번의 새로운 대부업법 규정은 새삼 일깨워준다.

-출처-

2025. 9. 27. 법률신문 양창수 전 대법관(서울대 로스쿨 명예교수) 일반규정 해석에서 개별 규정의 일정한 지표성

급전빌림
법정이율초과

6. 평가와 시사점

(1) 신설대부업법 조항은 불명확조항을 구체화한 입법

이번에 신설된 대부업법 제8조의2(대부계약의 효력)는 민법상 무효사유 규정(특히 제103조 공서양속 위반, 제104조 폭리행위, 제109조 착오·사기·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등)과 직접적인 연관 속에서 이해할 수 있는 조항이다.

기존 민법은 추상적·불명확 개념(예: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을 제시하는 수준에 머물렀는데, 이번 개정은 그 불명확조항을 구체화하여 유형화(Typisierung)한 입법례라고 평가할 수 있다.

(2) 평가

① 민법 규정의 보완적 성격

이번 규정은 기존 민법 제103조의 적용대상을 보다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침 역할을 한다. 특히 인신매매,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영상물 요구, 과도한 이자율, 강압적 계약 체결 등은 그간 공서양속 위반이나 폭리로서 판례·학설에 의해 무효로 인정될 수 있었으나, 이제는 법문상 명시된 ‘특정 유형의 무효사유’로 자리 잡게 되었다.

② 피해자 보호 강화

단순히 계약을 무효로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미 지급한 원본·이자까지 반환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실질적 피해 회복을 도모하고 있다. 이는 불법사금융이나 ‘궁박 이용형 대부’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소비자 보호 입법으로 볼 수 있다.

③ 명확성의 확보와 한계

채권추심 관련 법률 위반 내용을 대부계약에 포함한 경우 무효로 본 부분은 실제 사례 발생 가능성이 낮아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그러나 이는 입법자가 ‘공정한 채권추심질서’를 사전에 확보하려는 상징적·예방적 효과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3) 시사점

① 계약법 일반론과의 연결

불명확조항(민법 제103조)의 해석은 결국 판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대부업법 제8조의2 같은 특별법 규정은 그러한 해석 작업에 중요한 ‘참고 좌표’로 기능한다. 즉, 민법 일반조항과 특별법의 상호보완적 관계 속에서 무효사유 해석이 보다 구체화될 수 있다.

② 사회질서 개념의 현대적 확장

과거에는 단순한 도덕·윤리 위반에 국한되던 ‘사회질서’ 개념이 이제는 개인정보보호, 성적 자기결정권, 인간의 존엄, 금융소비자 보호 등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앞으로도 입법적 유형화와 판례의 발전을 통해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

③ 실무적 의미

대부업자나 금융기관의 계약 체결 과정에서 단순히 금리 문제를 넘어서, 상대방의 인격권·자유권 침해 여부까지 계약 효력 판단의 요소가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계약 검토 단계에서 민법의 추상적 기준만이 아니라, 대부업법 같은 특별법상의 무효 사유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4) 소결

결국, 이번 개정은 민법 제103조 ‘사회질서 위반’ 조항을 구체화·현대화한 입법례로서, 공서양속 판단의 중요한 지침이 될 뿐만 아니라 향후 다른 금융·거래법제 해석에도 확장적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대부업법위반
대부업법위반

https://blog.naver.com/duckhee2979/223268198039[미등록대부업 고리채 추징대상]

https://blog.naver.com/duckhee2979/223138359905[가상자산은 금전아니어서 이자제한법, 대부업법 적용대상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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