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검사내란사건

★ 비교법적으로 본 우리 특별재판부 설치법안은 과연 위헌인가 ★

1. 독일 기본법의 내용

독일 기본법(GG) 제101조 제1항은 “특별법원(Ausnahmegerichte, 직역하면 ‘예외법원’이나 ‘특별법원’으로 번역함. 이하 같다)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누구든지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박탈당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특별법원의 설치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법원조직법(GVG) 제16조에서도 같은 내용을 정하고 있지만, 이는 기본법 제101조 제1항의 도입 이전부터 존재한 규정으로, 기본법 제정 이후에는 독자적으로 규범적인 의의가 있지 않고 기본법 조항의 모() 규정으로서 법원조직법 체계 속에 존치되었다. 두 조항의 문언상 차이는 실질적 의미가 없다.

비상계엄
비상계엄

2. 특별법원의 개념

독일 연방헌법재판소특별법원을 “법에서 정한 일반적인 관할을 벗어나 특별히 설치되어 개별적·구체적인 사건이나 특정 사안을 재판하도록 하는 법원”으로 정의한다(BVerfGE 3, 213 [223]; 8, 174 [182]).

학설은 이를 더 보완하여 “동일한 쟁점에 관한 모든 사건에 대해 일반적인 규정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개별적 명령에 의해 특정 분쟁 사건이나 특정 범주의 분쟁 사건에 대해, 그 사실관계가 문제 되기 전이나 후에, 이미 계류 중인 사건이나 앞으로 발생할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설치되는 법원”을 특별법원이라 규정한다(Saliger, in: von Münch/Kunig, Grundgesetz-Kommentar, 8. Aufl. 2025, Art. 101 Rn. 12).

이 점에서 특별법원은 행정법원, 노동법원, 사회법원과 같이 추상적·일반적 기준에 따라 특정 분야 전체를 담당하도록 법률로 정한 전문법원(Sondergerichte, 기본법 제101조 제2항 참조)과는 명확히 구별된다. 특별법원 금지는 단순히 완전히 새로운 기관만이 아니라, 개별 사건을 겨냥한 임시·특별 재판부 설치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특별법원 설치를 금지하는 입법례는 역사적으로도 확인된다. 프랑크푸르트 제헌헌법(제175조)과 1850년 프로이센 헌법(제7조)은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의 보장을 규정한 뒤, 그 특수한 형태로서 특별법원 금지를 별도로 명시하였다. 기본법에서는 이 순서가 바뀌었으나 내용상 의미는 동일하다.

내란재판부설치법안
내란재판부설치법안

3. 특별법원 금지의 헌법적 기능

특별법원은 기본법 제101조 제1항 제2문이 보장하는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특수한 사례에 해당한다. 즉, 특정 사건이나 특정인을 위해 임의로 구성된 법원이 관할권을 행사하는 것은 ‘법률이 정한 판사’에 의한 재판 보장을 침해하는 가장 중대한 유형이므로, 특별법원의 설치를 금지하는 규정은 단순한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특히 법률에 근거해 설치된 법원이라 하더라도, 그 관할이 추상적·일반적으로 정해지지 않고 특정 사건(ad hoc)이나 특정인(ad personam)에 따라 부여된다면, 이는 사실상 ‘처분적 법(Einzelfallgesetz)’의 성격을 띠며 결국 재판부 결정과 구성에 외부 영향력이 개입하는 중대한 위헌 상황이 초래된다.

따라서 특별법원 금지 규정은 입법자가 일반적 규정(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 보장)을 형식적으로 우회하여 사법(司法)의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이와 같이 특별법원 설치를 금지하는 조항을 둔 취지는 사법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을 차단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해, 사법이 내부나 외부의 부적절한 영향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여, 법관의 독립을 확보하고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 구체적인 사건에서 특정 법관이 자신이 원하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그에게 사건을 배당하거나 재판 결과에 사후적으로 영향을 미치려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자의적 개입을 배제함으로써 평등원칙이 보장되고, 권력분립이 유지되며, 나아가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확보된다.

4. 우리나라 경우

대한민국 헌법은 독일 기본법과 달리 특별법원 설치를 명문으로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헌법 제27조 제1항의 ‘법률이 정한 법관’이란, 개별 사건을 담당할 법관이 법규범에 의하여 가능하면 명확하게 사전에 규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헌재 2019. 7. 25. 선고 2018헌바209 결정).

만약 외부 세력이나 법원 내부의 압력에 따라 사건마다 임의로 재판부가 구성되거나 특정 법원·법관에게 사건이 배당된다면, 사법의 독립성과 중립성은 보장될 수 없다(이하의 내용은 한수웅, 《헌법학》 제13판, 법문사, 937쪽 참조).

이러한 이유에서 헌법은 ‘법률이 정한 법관’이 사건을 담당하도록 함으로써, 관할 규정이나 업무 분담을 조작하여 사법의 공정성이 훼손되는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한다. 즉, ‘법률이 정한 법관’이란 사법의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중요한 안전장치이다. 따라서 어떤 법관이 특정 사건을 담당하는지는 법원조직법과 소송법상의 관할 규정, 그리고 이를 보완하는 법원의 사무분담표에 따라 일반적·추상적으로 사전에 정해지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

이로써 사건의 성격이나 당사자에 따라 담당 법관이 사후적으로 임의로 지정되는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 비록 대한민국 헌법에는 독일 기본법과 같이 특별법원 금지 규정이 직접 존재하지는 않지만, 위와 같은 해석에 비추어 보면 헌법 제27조 제1항에 따라 동일한 원칙이 도출된다.

적폐청산
적폐청산

5. 헌법 제27조 제1항 위반 소지

최근 논의되는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은 특정 사건을 전제로 재판부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추상적 기준에 따른 법원 관할 규정과 배치된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 제27조 제1항이 보장하는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

특히 그러한 법안은 처분적 법률의 성격을 갖게 되며, 결과적으로 특별법원 설치의 금지 원칙을 우회하는 효과를 낳는다. 따라서 특별재판부 설치 법률은 헌법적으로 허용되기 어려우므로, 위헌성이 강하게 문제 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특정 사건에 맞추어 재판부를 구성하는 방식은 사법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위험을 내포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위헌 문제를 넘어 사법제도의 근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출처-

2025. 9. 27. 법률신문 이인호 판사(서울중앙지법)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의 위헌성

6. 분석과 평가

(1) 비교법적 분석

이 글은 현직 판사가 최근 논란이 되는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에 대해 정교한 헌법적 논증을 통해 그 위헌성을 정면으로 지적했다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하고 무게감이 느껴진다. 필자는 감정적 호소나 정치적 수사를 배제하고, 독일 기본법의 ‘특별법원 금지’ 원칙이라는 비교법적 분석을 통해 논지를 체계적으로 전개해 나간다.

이 글의 가장 큰 장점은 ‘특별재판부’라는 명칭에 가려진 실질적인 위험을 ‘특별법원’이라는 헌법적 개념과 연결하여 그 본질을 명확히 드러냈다는 점이다. 특정 사건이나 인물을 겨냥해 사후적으로 구성되는 재판부는, 그 이름이 무엇이든 간에 외부의 영향력으로부터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한 ‘법률이 정한 법관’ 원칙을 훼손하는 가장 심각한 형태임을 설득력 있게 논증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에 명문 규정이 없더라도 헌법 제27조 제1항의 해석을 통해 동일한 원칙이 도출된다는 점을 논리적으로 이끌어낸 부분은 이 글의 핵심이다.

(2) 결론 : 위헌 소지 다분

결론적으로 이 글은 특별재판부 설치 논의가 단순히 효율성이나 특정 사건의 해결 차원을 넘어, 권력분립과 국민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라는 헌법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문제임을 일깨워 준다. 현직 법관이 제시한 깊이 있는 헌법적 성찰로서, 향후 입법 논의 과정에서 반드시 경청해야 할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해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사법의 독립을 수호하려는 법관의 전문적 양심이 담긴 경고라 평가할 수 있겠다.

비상계엄선포
내란죄구속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