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9. 16. 선고 2021가단5027471 판결, 손해배상(기)
2. 판결요지
(1) 사건개요
원고들은 2021년도 제10회 변호사시험에 응시한 자들인데, 피고가 시험 출제 및 관리과정에서 아래와 같은 위법행위(주장 1, 2, 3)를 하여 위 시험에서 원고들의 공정하게 평가받을 권리를 침해하였으므로, 피고는 국가배상으로 원고들에게 위자료(각 300만 원)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함
(2) 주장 1과 판단
<주장 1 관련> 위 변호사시험의 논술형 필기시험 중 공법 기록형 시험(배점 100점)은 헌법 부분에 해당하는 1번 문항(배점 50점)과 행정법 부분에 해당하는 2번 문항(배점 50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번 문항이 특정 법학전문대학원의 강의자료와 유사하여 일부 응시생이 해당 시험문제를 사실상 미리 지득하였다는 논란이 발생하였고,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에서는 응시자들 간 형평성 및 시험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응시자 전원만점 처리’를 하기로 하는 의결을 함
원고들은 위와 같은 만점처리 등은 해당 시험문제에 시간을 많이 들인 응시생과 그렇지 않은 응시생들 사이에 결과에 있어 불평등을 야기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확정된 관련 행정판결을 통하여 시험문제 출제과정에서의 위법성이나 위 의결의 위법성이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되었고,
원고들이 주장하는 불평등은 광범위한 시험 범위에서 한정적인 쟁점 위주로 출제되는 논술형 필기시험의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데, 피고로서는 관련 법령에 근거해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다하였다고밖에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행위를 위법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움

(3) 주장 2와 판단
<주장 2 관련> 이 사건 변호사시험은 2021. 1. 5.부터 2021. 1. 9.까지 치러졌는데(2021. 1. 7.은 휴식일), 시험 직전에 법무부장관의 2021. 1. 2. 자 공고[1. 5.(화) 2교시 시험 전 응시자에게 제공된 법전은 본인의 성명을 기재하고 각자 책상 위에 보관하여 시험기간 중 계속 사용하되, 법전에 메모를 하거나 시험실 밖으로 가지고 나가는 행위를 일절 금지하며, 이를 위반하면 부정행위자로 간주합니다.]가 게시되었고,
시험기간 중 휴식일인 2021. 1. 7.에는 문자메시지 등으로 원고들과 같은 응시생들에게 “법전에 밑줄은 가능하며(형광펜 밑줄 가능), 시험시간 중 법전 접기 허용, 법전에 메모, 포스트잇 등 띠지, 숫자 넘버링은 금지되고, 위반시 부정행위로 처리된다”는 등의 안내가 이루어짐
원고들은 위 공고가 변호사시험법 시행령 제2조 제2항을 위반하였고, 위 안내는 실질이 공고인데도 시험이 치러지는 도중에 공고된 데다가 피고가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응시생들로서는 법전에 밑줄을 그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확신을 갖지 못한 불안정한 상태에서 시험을 치르게 되고,
밑줄을 그으면서 시험에 응시한 자와 그렇지 않은 자들 사이에 불평등한 결과도 초래되었다고 주장하였으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해당 공고나 안내가 위법하다거나 피고가 위 안내를 소극적‧차별적으로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설령 위법성이 일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해당 공고나 안내로 인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변호사시험에서 합격할 수 있었음에도 불합격하는 등으로 불리한 영향을 받았음을 인정하기도 어려움
(위 공고와 안내는 시험정책적 문제로 시험사무에 관하여 피고에게는 폭넓은 재량이 인정되고,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과 관련하여 긴급 공지의 필요성이 있으며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여지도 충분한 점 등을 고려함)
(4) 주장 3과 판단
<주장 3 관련> 원고 D가 시험을 치른 고사실에서 시험관리관(정)이 응시자의 탁상시계 알람 소리를 시험 종료 신호로 오인하여 시험 종료를 고지하였다가 이를 정정한 바 있었는데, 그에 대한 항의가 있자 응시자들은 우선 시험실 대기를 지시받았으나,
시험실을 나가면 이의가 없는 것으로 보겠다는 시험책임관의 고지 하에 다수의 응시자들은 시험실을 이탈하였고, 시험 종료 후 약 20분이 지난 시점에서 이의가 있다고 남은 인원에 대하여 시험관리관의 감독 하에 추가시간 1분이 부여되었음
원고들은 위 오인 및 후속 조치 등으로 인하여 위 고사실에 있던 수험생들은 시간적으로 공평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였다는 등 결과적으로 불평등한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주장하는데, 해당 고사실에서 행해진 일련의 조치가 위법하다거나, 그로 인하여 원고 D에게 정신적으로 위자할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려움
(원고들 중 이 사건 고사실에 있던 자는 원고 D뿐인데, 위 원고가 보장받지 못한 시험시간, 그러한 시간이 부여되었을 경우 추가로 획득할 수 있는 득점의 기회, 원고 D의 의사선택 여하에 따라 추가 시험시간을 부여받을 기회가 있었던 사정 등을 고려하면, 위 고사실에서 이루어진 조치의 위법성이 인정되더라도 원고 D에게 직접적인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움)

3. 결론
원고들의 주장과 관련하여 피고의 일부 행위에 대한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 중 일부는 이 사건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자들로서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나머지 원고들의 경우 피고의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이 사건 변호사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는지 여부, 즉 불합격 당시의 점수와 합격선 점수와의 차이가 미약한지 등이 확인되어야 할 것인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그와 같은 사정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이와 같은 관점에서도 위자료를 인정하기 어려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함
-출처-
전국법원 주요판결, 2025. 10. 15. 서울중앙지법 작성

4. 판례평가
(1) 평가
위 판결은 변호사시험 출제 및 관리상의 위법성을 이유로 한 수험생들의 국가배상청구를 기각한 사례로서, 시험행정의 재량과 공정성 보장의 경계에 관한 법적 판단을 명확히 드러낸 판결이라 할 수 있다.
(2) 출제문제의 유사성 논란
먼저 공법 기록형 시험 문제의 ‘특정 법학전문대학원 강의자료와의 유사성’ 논란과 관련하여 법원은 이미 관련 행정소송에서 위법성이 부인된 점을 근거로, 시험관리위원회의 만점처리 결정이 시험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시험제도의 특성상 모든 응시자에게 절대적 평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국가배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단순한 불만족이나 상대적 불이익이 아닌 구체적·현실적 권리침해가 입증되어야 함을 확인한 셈이다.
(3) 법전 사용과 종료시간 안내 혼선문제
또한 법전에 관한 공고 및 안내의 혼선 문제 역시 시험사무에 관한 행정의 폭넓은 재량을 인정하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의 긴급공지와 정책판단의 필요성을 감안하여 위법성을 부정하였다. 법원은 단순한 절차적 혼선만으로는 위법성이 성립하지 않으며, 구체적으로 불합격 등의 실질적 불이익이 발생하였음을 입증해야만 손해배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고사실 내 시험 종료 오인 사건에 대해서도 법원은 감독관의 착오를 인정하면서도 그로 인한 실질적 손해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자료 청구를 배척하였다. 시험시간의 일부 손실이나 혼선이 있었더라도 응시자의 선택 여하, 보충시간 부여 등의 사정이 있었던 이상
이를 곧바로 정신적 손해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판단은, 국가의 시험관리행위가 일정 부분의 오류나 불편을 수반하더라도 그것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 내라면 불법행위로서의 위법성을 쉽게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4) 시험제도는 정책적 행정행위
결국 본 판결은 공공시험의 공정성 논란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경우, 법원이 시험행정의 자율성과 응시자의 권리보호 사이에서 어느 지점을 기준으로 국가의 배상책임을 제한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시험제도는 본질적으로 ‘정책적 행정행위’로서 폭넓은 재량이 인정되며, 국가배상책임은 그 재량을 현저히 일탈하거나 남용한 경우에만 성립한다는 기존 판례의 입장을 충실히 재확인한 것이다.
(5) 소결
이 사건은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공정성에 대한 실망과 제도적 불신의 문제를 제기했으나, 법적으로는 구체적 손해와 인과관계의 입증이 결여된 이상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분명히 한 판결로 평가된다.
따라서 시험행정에 대한 사후적 법적 통제는 극히 제한적이며,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은 입법적·행정적 차원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https://blog.naver.com/duckhee2979/222277430506[손해사정인 2차문제 정보공개청구 행정심판청구 인용사건]
https://blog.naver.com/duckhee2979/221268175215[객관식시험 불합격처분 취소소송 착안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