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두30721 판결, 기관경고처분 등 취소 (바) 파기환송
[학교법인과 이사장이 소속 교원에 대하여 징계의결 요구를 하지 아니한 것이 법령상 의무 또는 선관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문제된 사건]
2. 쟁점
1. 사립학교 교원이 업무수행 중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을 위반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한 경우,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사립학교 교원의 임용권자가 충분한 조사를 거친 결과 소속 교원의 구체적인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 징계의결을 요구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적극) 및 사립학교 교원의 구체적인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해당 교원의 임용권자가 충분한 조사를 거치지 않은 채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은 경우, 법령상의 징계의결 요구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학교법인의 이사장이 소속 사립학교 교원의 징계혐의에 대하여 충분한 조사를 거친 결과 그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분명해졌음에도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거나, 소속 교원의 구체적인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충분한 조사를 거치지 않은 채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은 경우,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법리
(1) 사립학교법상 징계사유
사립학교법 제55조 제1항에 의하여 사립학교 교원의 복무에 관하여 준용되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는 사립학교 교원에 대하여 법령을 준수하고 성실히 직무를 수행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은 “사립학교 교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해당 교원의 임용권자는 징계의결을 요구하여야 하고, 징계의결의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며, 제1호에서 ‘이 법과 그 밖의 교육 관계 법령을 위반하여 교원의 본분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였을 때’를 들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관련자들 중 교감인 甲은 사립학교 교원이므로, 甲이 사무직원인 乙, 丙과 함께 수사기관 등에 전 교장 D와 교사 E에 관한 비위사실 조회를 요청하여 회신을 받은 이 사건 각 행위가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을 위반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한 경우에 해당한다면, 이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3두31782 판결 참조).
(2) 징계사유 명백할 시, 징계의결 요구 의무와 징계의결하지 않을 경우에는 법령 위반 소지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 제64조, 제66조, 제70조의5에 따르면, 사립학교 교원 또는 사무직원이 징계사유에 해당할 때에는 해당 교원 또는 사무직원의 임용권자는 미리 충분한 조사를 한 후 관할 교원징계위원회 또는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하여야 하고, 해당 교원징계위원회 또는 징계위원회는 임용권자로부터 징계의결 요구가 있는 경우에 징계 여부 및 징계양정에 관하여 심의․의결을 하여야 하며, 임용권자는 원칙적으로 그 심의․의결 결과에 따라야 한다.
위와 같은 사립학교 교원 등에 대한 징계 관련 규정의 내용에다가 이러한 관련 규정의 입법취지가 임용권자의 자의적인 징계운영을 견제하려는 데 있는 점까지 보태어 보면, 사립학교 교원의 임용권자는 소속 교원의 구체적인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할 재량은 있지만, 충분한 조사를 거친 결과 그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관할 교원징계위원회 또는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도1390 판결 참조).
또한 앞서 살핀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사립학교 교원의 구체적인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교원의 임용권자가 충분한 조사를 거치지 않은 채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은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령상의 징계의결 요구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3) 학교법인 이사장, 소속 교원 징계사유 해당함에도 징계의결 미요구는 선관주의 의무 위반
한편, 사립학교법 제19조 제1항은 “이사장은 학교법인을 대표하고 이 법과 정관에 규정된 직무를 수행하며 그 밖에 학교법인 내부의 사무를 총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사립학교법 제27조에 따라 준용되는 민법 제61조는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그 직무를 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라 함은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행위자가 구체적인 상황에서 통상 가져야 할 주의의 정도를 말하는 것이다(대법원 1985. 3. 26. 선고 84다카1923 판결 참조). 그러므로 학교법인의 이사장이 소속 교원의 징계혐의에 대하여 충분한 조사를 거친 결과 그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분명해졌음에도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이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사립학교 교원의 구체적인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법인의 이사장이 충분한 조사를 거치지 않은 채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은 경우에도 위와 같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4. 사건개요
원고 A법인은 B고등학교를 설치ㆍ운영하는 학교법인이고, 원고 C는 원고 A법인의 이사장인데, B고등학교 교감인 甲과 사무직원 乙, 丙(이하 통틀어 ‘이 사건 관련자들’)은 B고등학교 학교장 명의로 수사기관 등에 전 교장 D와 교사 E가 형사사건으로 기소 중인지 여부 또는 내사, 조사, 수사 중인지 여부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는 ‘비위사실조사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어 그 무렵 수사기관 등으로부터 ‘해당 없음’의 결과를 회신 받았음(이하 ‘이 사건 각 행위’).
그러자 E는 서울특별시교육청 공익제보센터를 방문하여 ‘이 사건 관련자들이 D와 E에 관하여 수사기관 등에 비위사실조사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회신을 받았고, 이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자 B고등학교가 비위행위 은폐를 시도하였다.’는 취지로 민원을 제기하였음.
피고(서울특별시교육감)는 위와 같은 민원제보에 따라 실시된 서울특별시교육청 감사관의 감사결과를 토대로 ‘이 사건 관련자들의 이 사건 각 행위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 사립학교법 제61조의2 제1항,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15조 제1항을 위반한 비위행위에 해당하고,
원고들은 위법한 이 사건 각 행위를 알았음에도 이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를 하지 아니하여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는 점을 처분사유로 하여 원고 A법인에 대하여 기관경고 처분을 하고, 이사장인 원고 C에 대하여 경고 처분을 하였음(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처분’)
5. 법원판단
(1) 원심
➀ 이 사건 각 행위가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더라도 법령의 해석 여하에 따라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 제1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고, 이 사건 각 행위는 사립학교법 제61조의2 제1항 및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15조 제1항을 위반한 비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다음,
➁ 법률전문가가 아닌 교육전문가인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관련자들에게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하는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식할 수 없었던 이상, 원고들이 이 사건 각 행위의 존재를 알게 되었음에도 이 사건 관련자들에 대하여 징계의결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은 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음
(2) 상급심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➀ 이 사건 관련자들 중 甲은 사립학교 교원이므로, 이 사건 각 행위가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을 위반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한 경우에 해당한다면, 이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➁ 원고들이 적어도 교사 E에 관한 비위사실 조회를 요청하여 회신을 받은 행위와 관련하여 소속 교원인 甲에 대하여 징계의결 요구를 하지 아니한 것은 사립학교 교원의 임용권자인 원고 A법인의 법령상 징계의결 요구 의무 및 원고 A법인 이사장인 원고 C의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할 여지가 크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함
-출처-
판례속보, 2025. 9. 17. 법원도서관 작성

6. 평가와 시사점
(1) 평가
위 판결은 사립학교 운영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며, 학교법인과 이사장의 소속 교직원에 대한 감독 책임을 법적으로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법원은 교원의 명백한 비위 행위에 대해 징계 절차를 개시하지 않고 이를 묵인하는 것은 단순한 재량의 문제를 넘어, 법령과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하는 행위임을 분명히 했다.
이 판결의 핵심은, 사학 운영진의 징계 재량이 ‘묵인할 자유’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교원의 행위가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학교법인은 이를 ‘충분히 조사할 의무’가 있고, 조사 결과 비위가 명백하다면 ‘징계의결을 요구할 의무’가 있다고 못 박았다.
‘법률 전문가가 아니라 몰랐다’는 식의 변명이 통하지 않도록, 법령 위반이 명백한 사안에 대한 의무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는 학교 내부의 온정주의나 제 식구 감싸기 관행에 제동을 걸고, 학교 자율성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책임 회피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사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2) 시사점
이번 판결은 향후 사립학교 운영과 교육청의 관리·감독 실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학교법인과 이사장은 앞으로 교직원의 비위 의혹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해서는 안 되며, 적극적인 조사와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할 법적 책임을 지게 되었다. 또한, 감독 관청은 학교법인이 이러한 책임을 다하지 않을 경우, 기관경고 등 보다 적극적인 행정적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 판결은 사학의 공적 책임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https://blog.naver.com/duckhee2979/220993885471[사립학교 교원 징계]
https://blog.naver.com/duckhee2979/223553122480[징계를 못하는 사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