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도인 주의의무보다 거래안전 중시한 판결
[논문 핵심요약]
중고거래 인터넷 사이트에서 순금 목걸이를 판매하던 매도인이, 보이스피싱 범죄자(제3자)에게 속아 대금을 송금한 피해자의 돈을 계좌로 받고 물건을 넘겨준 이른바 ‘3자 사기‘ 사안이다.
대법원은 채무자(사기범)가 편취한 금전을 채권자(매도인)에게 채무변제로 지급한 경우, 채권자가 그 금전이 편취된 것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매도인의 금전 취득은 법률상 원인이 있으므로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없다고 판시했다.
발제자(김광석 변호사)는 개인 간 중고거래가 활성화되고 타인 명의 송금이 잦은 현실을 고려할 때, 매도인의 주의의무보다 ‘거래의 안전‘을 중시한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적극 찬성하며 이로써 피해 발생 시, 법적 판단이 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2. 논문 AI 요약
(1) 판결요지
“내 통장에 꽂힌 중고거래 대금, 보이스피싱 돈이어도 몰랐다면 반환 책임 없다“… 대법원, 판매자 손 들어줘
김광석 변호사 “금풀기 등 3자 사기 기승… 깐깐한 확인 의무보다 거래 안전 보호가 우선“
(2) 분석
항소심 뒤집은 대법원… “정상적으로 물건 팔고 돈 받은 매도인에게 중대한 과실 있다고 보기 어려워“
(3) 시사점
“선의의 매도인 보호 뚜렷해져… 송금하는 매수인이 사기 범행인지 스스로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물건을 파는 척하며 애먼 피해자의 돈을 판매자 계좌로 입금하게 한 뒤 물건만 가로채는 이른바 ‘3자 사기(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경우 억울하게 돈을 뜯긴 피해자는 물건 판매자를 상대로 돈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을까. 서울지방변호사회 판례연구에서 김광석 변호사는 대법원 2024다216187 판결을 분석하며, 중고거래 시장의 뇌관으로 떠오른 부당이득반환 책임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3. 사건개요
“입금자명 달라도 거래했는데“… 억울한 매도인과 피해자의 충돌
사건은 피고(매도인)가 중고거래 사이트에 100돈짜리 순금 목걸이를 2,900만 원에 올리면서 시작되었다. 보이스피싱 사기범은 원고(피해자)의 딸을 사칭해 스마트폰에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깔게 한 뒤, 원고의 계좌에서 피고의 계좌로 2,895만 원을 이체해버렸다.
피고는 약속장소에 나온 사기범의 수거책을 만나 자신의 계좌로 돈이 입금된 것을 확인하고 순금 목걸이를 건네주었다. 뒤늦게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안 원고는 피고의 계좌를 지급정지시키고, “법률상 원인 없이 내 돈을 가져갔으니 돌려달라”며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했다. 항소심은 “피고가 이체 원인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며 피고가 원고에게 돈을 물어주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4. 법원판단
대법원,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 없었다면 부당이득 아냐“
그러나 대법원은 항소심을 파기하고 피고(매도인)의 손을 들어주었다. 대법원은 “채무자가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금전을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변제에 사용하는 경우, 채권자가 그 금전이 편취된 것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채권자의 금전 취득은 법률상 원인이 있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
대법원은 피고가 단순히 인터넷에 금 목걸이를 올리고 매수인을 만나 입금을 확인한 후 물건을 넘겼을 뿐, 그 돈이 보이스피싱 범죄로 편취된 것임을 알았거나 알지 못한 데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피고 역시 3자 사기 수법에 당한 정상적인 거래의 당사자일 뿐이므로,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5. 시사점
거래안전 지켜낸 쾌거… “송금 전 스스로 꼼꼼히 챙겨야“
김광석 변호사는 최근 금, 달러, 명품 시계 등 환금성이 높은 물건의 개인 간 거래에서 이 같은 3자 사기가 빗발치고 있는 현실을 짚으며, 대법원의 결론에 적극 찬성했다.
김 변호사는 “타인 명의로 매매대금을 송금하는 사례가 흔한 중고거래 시장에서, 매도인에게 과도한 주의의무(신원확인 등)를 강제하기보다는 ‘거래안전‘을 보다 중시한 합리적 취지“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이 판결을 통해 억울한 매도인이 보호받게 됨으로써 분쟁의 법적 판단이 한결 간단해졌다며, “앞으로는 매매대금을 송금하는 매수인(피해자) 스스로 사기 범행에 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출처-
2026. 4. 8. 법률신문

6. 쟁점에 관한 문답풀이(Q&A)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3자 사기‘와 관련하여 피해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하여 매도인의 보호 범위를 명확히 한 위 판결의 핵심 내용을 Q&A 형식으로 분석해 보면,
① Q1.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내 통장에 입금되었는데, 법적으로 ‘부당이득‘이 아닌 이유는 무엇인가?
A1. 우리 법리는 사기범(채무자)이 편취한 돈으로 자신의 채권자(매도인)에게 채무를 변제(물건값 지불)한 경우, 그 금전 취득에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본다. 매도인은 정당하게 물건을 팔고 그 대가로 돈을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도인이 그 돈이 장물이나 사기 피해금이라는 사실을 알았거나(악의), 조금만 주의했다면 알 수 있었음에도 부주의한(중대한 과실) 경우가 아니라면 피해자에게 돈을 돌려줄 의무가 없다.
② Q2. 항소심은 매도인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았는데, 대법원이 이를 뒤집은 결정적 근거는 무엇인가?
A2. 항소심은 매도인이 ‘입금자 명의가 다른 점‘ 등을 확인하지 않은 것을 과실로 보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중대한 과실’로 보지 않았다. 중대한 과실이란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 결여를 의미하는데, 일반적인 중고거래에서 매도인이 수사기관처럼 송금액의 출처나 보이스피싱 여부를 일일이 확인할 의무는 없다고 본 것이다. 즉, 정상적인 거래 절차(물건 게시 → 매수인 접촉 → 입금 확인 → 물건 인도)를 따랐다면 매도인의 선의를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③ Q3. 입금자명과 매수인의 신원이 달라도 확인하지 않고 물건을 넘겨주는 것이 ‘정상적 거래’인가?
A3. 대법원은 현재의 중고거래 관행을 현실적으로 반영했다. 지인이나 가족 명의로 송금하는 경우가 잦은 개인 간 거래에서, 매도인에게 상대방의 신분증을 대조하거나 송금 경위를 캐묻도록 강제하는 것은 ‘거래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특이한 정황이 없는 한, 입금자명이 다르다는 사실만으로는 매도인에게 중과실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 이번 판결의 핵심이다.

해설대상판결: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4다216187 판결
출처: 서울지방변호사회 판례연구 제39권 제2호, 2026.02. 209~220.
저자: 김광석 변호사 (변호사 김광석 법률사무소)
https://blog.naver.com/duckhee2979/223942664794[부당이득 아니라는 취지 판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