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판결요지
소위 ‘자녀감시용 어플리케이션’이 피감시자의 통화내용까지 녹음하는 기능을 갖춘 경우, 그 기능을 이용하여 피감시자의 통화내용을 녹음 또는 청취하는 행위는 ① 통신비밀보호법위반죄에 해당하고, 어플리케이션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② 순차적, 암묵적 공모관계도 인정된다고 판시한 사례
2. 사건
부산고등법원 2026. 5. 20. 선고 2025노907판결 가. 통신비밀보호법위반(예비적 죄명 통신비밀보호법위반방조) 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다. 위치정보의보호및이용등에관한법률위반

3.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 A이 불특정 다수인에게 ‘C’ 애플리케이션(이하 ‘이 사건 앱’이라고 한다)을 판매한 행위는 일상적 영업행위로서 중립적 성격을 가지고, 이 사건 앱의 실제 설치 및 사용 여부, 설치 대상, 데이터의 수집 시점 및 범위, 조회 및 활용 목적 등의 의사결정은 전적으로 이 사건 앱 구매자(이 사건 앱을 설치하고 이용하는 자를 말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는 구매자 또는 이용자의 용어가 혼용되어 있는데, 편의상 아래에서는 ‘구매자’라고 한다)의 판단과 재량에 따라 이루어졌으며,
그 과정에서 피고인 A이 어떠한 개입이나 영향력 행사를 한 적도 없다. 해당 녹음 파일이 서버로 전송․저장되고 구매자가 이를 확인하는 과정은 이미 종료된 범죄행위의 결과물을 확인하고 보관하는 부수적 행위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고인 A이 구매자들의 행위에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였다거나 공동가공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의 범죄사실은 타인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으로 악성프로그램 유포와는 명확히 구별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A이 구매자들의 구체적인 감청 등 범죄 실행에 어떠한 방식으로 기여하였는지도 명확히 특정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공동정범의 죄책을 인정한 원심은 형법상 공모의 개념을 과도하게 확장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7년, 자격정지 7년, 1,974,069,344원 추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B(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 6월, 자격정지 3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피고인 B은 2026. 3. 11. 이 법원의 제1회 공판기일에서 항소이유서에 기재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철회하였다).
4. 예비적 공소사실의 추가
검사는 이 법원에 이르러 기존의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의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의 점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예비적으로 통신비밀보호법위반방조의 공소사실과 적용법조를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제2회 공판기일에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추가되었다.
그런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법원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의 점에 관한 주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하므로, 공소장변경을 통한 예비적 공소사실 및 적용법조의 추가는 직권파기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5. 피고인 A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형법 제30조에서 정한 공동정범은 공동으로 범죄를 저지르려는 의사에 따라 공범자들이 협력하여 범행을 분담함으로써 범죄의 구성요건을 실현한 경우에 각자가 범죄 전체에 대하여 정범으로서의 책임을 지는 것이다.
이러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고, 이때 공동가공의 의사는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범죄의 실행에 가담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그가 공동의 의사에 따라 다른 공범자를 이용하여 실현하려는 행위가 자신에게는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동정범의 죄책을 진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3도12592 판결).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대화를 하는 타인 간의 발언을 녹음하거나 청취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이다(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6도4981 판결,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3도16404 판결 등).
따라서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일반 공중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발언을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조 제1항에 위반된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3도15616 판결 등).
한편, 제3자의 경우는 설령 전화통화 당사자 일방의 동의를 받고 그 통화내용을 녹음하였다 하더라도 그 상대방의 동의가 없었던 이상, 사생활 및 통신의 불가침을 국민의 기본권의 하나로 선언하고 있는 헌법규정과 통신비밀의 보호와 통신의 자유신장을 목적으로 제정된 통신비밀보호법의 취지에 비추어 이는 법 제3조 제1항 위반이 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이 점은 제3자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2. 10. 8. 선고 2002도123 판결).
나. 구체적 판단
위 관련 법리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은 「사실상 그 주된 사용용도가 도청인 이 사건 앱을 구매자들에게 고액에 판매하면서 설치방법이나 사용법을 메신저를 통하여 설명하고, 실시간으로 도청 파일이 저장되는 스토리지 서버를 관리하여 구매자들이 그 서버에 접속하여 피감시자들의 전화통화를 몰래 감청하게 함으로써」,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위반의 구성요건 행위를 구체적으로 실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앱 구매자들과 순차적․암묵적 공모관계가 인정되고, 그에 터잡은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 역시 인정되므로, 피고인 A에 대하여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의 점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피고인 A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이 사건 앱은 감시자(구매자)가 이 사건 앱을 구매한 뒤 자신의 휴대전화에 ‘부모용 앱’을, 피감시자 휴대전화에 ‘자녀용 앱’을 설치하여 사용하는 방식이다. 피감시자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자녀용 앱’은 해당 휴대전화의 통화내용, GPS, 문자메시지 등을 데이터 파일로 만들어 C 회사 서버로 전송하고, 감시자는 ‘부모용 앱’을 이용하여 C 서버에 저장된 피감시자의 GPS 정보, 연락 상대방의 통화, 문자메시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증거목록 순번 138, 증거기록 1101면).
2) 구체적으로, 이 사건 앱은 피감시자 휴대전화가 통화를 시작하면 자동으로 녹음이 되어 C 회사 서버로 전송이 되어 저장되고, 피감시자 휴대전화에 수신된 문자 역시 위 서버로 저장이 되며, 감시자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증거목록 순번 136, 증거기록 1074면).
녹음파일 데이터는 녹음된 파일의 저장위치와 파일명을 ‘파일경로’로, 피감시자와 통화한 상대방 전화번호를 ‘파일명’으로 하여 저장된다(증거목록 순번 136, 증거기록 1075면). 즉 이 사건 앱이 감시자 및 피감시자의 휴대전화에 각각 설치된 이후에는 피감시자가 통화를 시작하면 자동으로 녹음되고, 감시자가 이 사건 앱 설치 외에 피감시자와 그 상대방의 통화가 있을 때마다 별도로 그 기능을 활성화하는 추가행위를 하는 경우에만 피감시자의 통화내용 등이 녹음되는 것은 아니었다.
3) 이 사건 앱의 광고에는 이 사건 앱의 기능으로 “실시간 발신, 수신 전화번호 내역, 전화통화 음성내역, 주변소리 청취, 실시간 이동경로, 현재위치, 순차별, 날짜별 확인, 실시간 SMS 문자내역, 실시간 사진기능” 등이 기재되어 있고, “24시간 어느 곳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 “어떠한 기능이라도 사용시 불필요한 알림이나 아이콘 또한 나타내지 않는다”는 문구도 있다(증거목록 순번 2).
위 광고 문구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앱은 감시자가 피감시자 모르게 그 전화통화나 문자 내용 등을 확인하고 위치를 추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을 알 수 있다.
4)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따르면, 이 사건 앱 구매자가 피감시자의 동의를 받아 ‘자녀용 앱’을 설치하였더라도 피감시자의 전화 상대방으로부터 별도의 동의를 받지 않은 이상 구매자가 피감시자의 전화통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는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위반된다.
그런데 이 사건 앱은 기본적으로 피감시자의 전화통화 녹음 및 수시 재생 기능을 제공하였고, 피고인들이 해당 기능을 이용할 때 피감시자의 전화통화 상대방으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고지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설령 피감시자가 구매자의 아이들이나 부모님이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전화통화 상대방 또는 대화 상대방의 동의가 없는 이상 제3자인 감시자가 이를 녹음․청취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의 위반에 해당하는 것임은 변함이 없다. 결국 이 사건 앱의 사용은 기본적으로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의 위반을 전제하고 있다.
5) 피고인 A이 사용한 휴대전화에서 추출된 ‘518 고** 장***이’와의 메시지 대화 내용을 보면, 피고인 A이 이 사건 앱 구매자들의 이용료 입금을 확인한 뒤 “아이디 1*****90입니다”라고 하여 직접 아이디를 부여하고, 설치파일도 직접 구매자들에게 보내었다(증거목록 순번 119, 증거기록 919면).
또한 피고인 A은 휴대전화에 이 사건 앱 구매 상담 대상자들을 저장하면서 연락 온 날짜, 성별(여자 고객은 ‘고녀’), 이 사건 앱 구매 여부(아직 결제하지 않고 시험사용 중인 사람은 ‘반응’이라고 표시하여 저장), 연락 경위(흥신소 등을 통해 연락한 사람은 그 상호에 따라 ‘****탐정’, ‘오*’ 등으로 저장), 사용 기간(장기 사용 고객은 ‘VIP’, ‘장기’ 등으로 저장), 사용료 할인 여부(소개를 통한 구매자로 3개월에 100만 원으로 할인해 준 사람은 ‘백’이라는 기재를 성명 앞에 추가하여 저장) 등을 본인의 방식으로 표기하였고(증거목록 순번 124, 증거기록 987면), 이 사건 앱 구매자 또는 구매희망자들과 지속적으로 상담하면서 고객 관리를 하였다.
6) 피고인 A의 상담 내용 중에는 이 사건 앱 구매자가 “톡 부탁드려요, 남편이 옆에 있어서”라고 하는 내용(증거목록 순번 49, 증거기록 138면), “남편이 어플 탐색하고 제거하면서 팁을 받은 것 같아요. 위치를 꺼놓더라구요. 위치를 꺼놓으면 매니저가 아무소용이 없는 거 아닐까요”라는 내용(증거목록 순번 50, 51, 증거기록 187, 190면)이 있고,
“어플을 상대방 모르게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떻게 하나요”라는 질문에 피고인 A이 “공지사항에 설치법이 있어요. 상대방핸드폰에 자녀용 설치하시면 되요”라고 답하고 다른 상담자에게는 “설치하고 내역 삭제법”을 보내기도 하였다(증거목록 순번 51, 증거기록 190, 191면).
또한 피고인 A은 “어플을 설치 후 휴대폰에서 숨길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공지사항에 나와 있어요”라고 답하였다(증거목록 순번 55, 증거기록 300면). 피고인들이 함께 있는 채팅방에는 ‘C’, ‘바람난 남편’이라는 키워드로 광고를 요청한 내용이 확인된다(증거목록 순번 67, 68, 증거기록 377, 380, 384면).
또한 피고인 B의 PC에서 추출된 전자정보에는 이 사건 앱 구매자를 사칭하여 작성한 후기 글로 ‘상간녀소송을 했는데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기에 승소하는데 도움이 됐어요’라는 등 불륜 적발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글들이 다수 있다. 또한 “‘***찾기’라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보고합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어린이용이라고 하지만 상대방 휴대폰 주변의 소리를 도청”이라는 내용으로 경쟁업체를 구글 앱스토어에 신고하는 글도 확인된다(증거목록 순번 110, 112, 증거기록 856면, 867면 이하).
이러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A은 이 사건 앱을 이용하여 주변 소리나 통화내용을 녹음하고 청취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고, 이 사건 앱을 광고하면서 불법 감청 기능을 적극적으로 강조하여 고객을 유인하였으며, 이 사건 앱 구매자 또는 구매희망자들과 상담을 통해 그들의 이 사건 앱 구매 목적이 ‘피감시자의 동의 없이 그 통화나 메시지 내용 확인, 위치 확인을 하려는 것’이고 실제로 그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이미 잘 알고 있었음이 인정된다.
7) 피고인 A은 흥신소가 직접 이 사건 앱의 회원모집, 관리, 이용료 수령 등을 하도록 하였고, 흥신소에 소개비 명목의 돈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흥신소로부터 모집한 회원 1명당 이용료로 50만 원만을 받았을 뿐, 실제 흥신소가 회원 1명당 직접 받은 이 사건 앱 이용료가 얼마인지에 관하여는 알지 못하였다(증거목록 순번 124, 증거기록 1245면 이하 참조).
피고인 A은 흥신소 사장들과 친분을 유지하며 소개비 명목의 골프비, 밥값을 대신 내주기도 하는 등 흥신소를 이 사건 앱의 영업소, 영업사원으로 이용하면서 적극적으로 이 사건 앱을 유포하고 수익금을 취득하였다. 흥신소를 방문하는 주고객은 상대방의 불륜 등을 의심하는 사람들일 것임은 쉽게 예상할 수 있고, 피고인A이 흥신소를 통해 이 사건 앱 프로그램을 유포한 것은 그러한 구매자들의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의 범행에 관하여 순차적으로 공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8) 피고인 A은 이 사건 앱을 배포하는 웹서버와는 별도로 이 사건 앱 설치 및 이용으로 수집된 위와 같은 정보를 저장하는 용도의 스토리지 서버를 두고 관리하였다(증거목록 37, 증거기록 88면). 피고인 A은 이 사건 앱 구매자들에게 단순히 이 사건 앱을 제공하고 감시자가 피감시자의 통화내역 등 정보를 그 통화․연락의 순간에만 확인할 수 있게 연계하여 준 것이 아니라,
별도의 서버에 통화녹음 파일 등 정보를 자동으로 저장하여 두고 필요시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는 기능까지 제공하였다. 그럼에도 이 사건 앱 구매자들에게 그에 관한 별다른 고지나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구매자들의 범행에 필요불가결한 기능을 제공하였다. 이 사건 앱의 위와 같은 기능은 구매자들의 통신비밀보호법위반 범행을 완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능 및 역할이자 그 구매자들의 행위 결정을 강화하도록 하는 협력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인 A이 이 사건 앱 구매자들의 피감시자에 대한 통신비밀보호법위반 범행의 실현에 기능적으로 필요불가분한 행위를 담당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9)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에 의하여 C 서버에서 추출한 전자정보(증거목록 순번 115, 120, 121, 증거기록 876, 940, 942면)에 의하면, 회원정보는 2019. 3. 14.부터 2024. 11. 28.까지 6,008명, SMS 기록은 2024. 11. 22.부터 2024. 11. 29.까지 40,936개, 위치 정보는 2024. 11. 29. 18,251개이고, 녹음 파일은 2024. 10. 30.부터 2024. 11. 29.까지 122,992개에 이른다(증거목록 순번 138, 증거기록 1104면).
이러한 규모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 A이 이 사건 앱을 유포하고 피감시자들의 휴대전화로부터 위와 같은 정보를 저장한 행위가 개별 구매자들의 통신비밀보호법위반 범행에 부수된 행위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10) 피고인 A이 이 사건 앱 구매자들로 하여금 그 앱 설치를 직접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것과 같은 사정들에서 알 수 있는, 이 사건 앱 구매자들이 피감시자의 타인과의 통화내용을 녹음․청취하는 전체범죄에서 이 사건 앱 유포자로서 피고인 A이 차지하는 지위, 역할, 피고인 A이 직접 불법 감청 기능이 있는 이 사건 앱을 적극적으로 홍보 및 유포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A은 단순한 방조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였다고 볼 것이다.

6.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양형부당은 원심판결의 선고형이 구체적인 사안의 내용에 비추어 너무 무겁거나 너무 가벼운 경우를 말한다.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항소심은 원심의 양형을 존중함이 타당하다.
반면에 원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원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원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항소심은 형의 양정이 부당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나. 피고인 A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정상을 종합하여 피고인 A의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원심이 든 사정 이외에 당심에서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다.
피고인 A이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은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 A은 범죄프로그램인 이 사건 앱을 유포하고 이 사건 앱 구매자들이 피해자인 피감시자들과 타인 간의 공개되지 아니한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고 통화내역, 문자메시지, 위치정보 등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여 수익을 얻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하여 심각한 제한을 가하는 범죄를 저지른 것이어서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 이 사건 앱을 유포한 기간도 약 6년에 이르는 장기간인 점, C 서버에 저장된 통화내역만 하더라도 122,922개에 이르는 점, 이 사건 앱의 판매로 얻은 수익이 33억 원에 이르는 점에 비추어 보면 비난가능성도 크다. 그 밖에 피고인 A의 나이, 성행,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검토해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지는 않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B은 이 사건 앱의 광고와 테스트 등을 진행하며 이 사건 앱의 유포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여 이 사건 앱 구매자들이 이 사건 앱을 통해 피감시자들의 통화내역 등을 열람하고 통화내용을 녹음 및 청취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범행 역시 헌법이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하여 심각한 제한을 가하는 범죄를 저지른 것이어서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 이 사건 앱의 불법성을 인식하고서도 계속 업무를 담당하여 왔고, 가담 기간도 약 4년으로 짧지 않다.
그러나 피고인 B은 피고인 A의 피용자에 불과하였던 점, 월급 외에 이 사건 범행으로 얻은 수익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는 점, 원심에서 법정구속된 후 5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구금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범행에 대하여 깊이 뉘우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 B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B에게 이번에 한하여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함으로써 사회에 속한 구성원으로 성실히 생활하며 자신의 삶을 개선할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고, 이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7. 결론
피고인 B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피고인들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인 통신비밀보호법위반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므로 이 부분 예비적 공소사실인 통신비밀보호법위반방조 부분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주문 : 피고인 A 항소기각, 피고인 B 일부 파기, 징역 1년 6월 및 자격정지 3년과 집행유예 3년]
8. 요약정리
위 판결의 핵심은 앱 판매자가 단순한 기술 제공을 넘어, 구매자의 범죄 행위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이다. 법원은 판매자가 도청 기능이 있는 앱을 적극적으로 광고하고, 서버를 관리하며 구매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한 행위가 ‘기능적 행위지배’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즉, 구매자가 실제 도청을 실행했더라도, 그 환경을 조성하고 범행을 가능하게 한 판매자 역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의 공동정범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다.
9. 실무 시사점
(1) 불법 감청의 경계와 엄격한 해석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은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대법원 2002. 10. 8. 선고 2002도123 판결). 법원은 설령 가족 간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의 동의 없는 녹음은 위법하며, 앱 판매자가 이러한 기능을 ‘도청’ 목적으로 제공했다면 그 자체로 범죄의 완성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2) 공동정범의 성립 요건 재확인
단순히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서버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저장하고 사용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등 범행의 실현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면 ‘공모관계’가 인정된다. 이 사건에서도 판매자가 흥신소를 통해 고객을 모집하고 골프 접대까지 하며 영업을 이어간 점 등이 범죄 가담의 적극적 증거로 작용했다.
(3) 형사 처벌의 무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정도가 크고, 약 6년간 범행이 지속되었으며 불법 수익이 33억 원에 달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판매자 A에게 내려진 징역 7년과 거액의 추징금은 결코 무겁지 않다.

https://blog.naver.com/duckhee2979/223919046804[불법 위치추적기 부착으로 위치정보법위반 사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