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돈과 사람, 두바이에서 찾다
두바이, 이 도시는 많은 이들에게 ‘사치’, ‘부유함’, 그리고 ‘미래지향적 발전’을 상징하는 이름이다. 이 글에서는 두바이의 경제적 성장과 그로 인한 사회적 변화를 조망하며, 돈이 흐르는 방식과 사람들이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돈은 단순히 물질적인 교환 수단을 넘어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 심지어 문화와 사회 구조에까지 깊은 영향을 미친다. 두바이라는 독특한 공간에서 그 ‘돈’과 ‘사람’이 어떻게 얽히고, 변모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한국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지 전하고자 한다.
2. 돈 냄새 나는 도시
요즘 아랍에미리트(UAE)의 경제수도인 두바이를 이야기하지 않고는 현대 자본주의의 흐름을 설명하기 어려운 듯 하다. 석유로 성장한 전통적 아랍 도시가 아닌, 수많은 ‘세계 최고’, ‘세계 최초’ 등의 타이틀을 갖고 세련되게 ‘돈 냄새 나는 도시’를 만들어 그 냄새를 따라 세계 곳곳의 부자들이 모이게 만들어 새로운 글로벌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필자 역시 10년 가까이 이곳에 거주하면서 비행기 조종사로 많은 곳을 누비고 있다. 처음 두바이에 발을 디뎠을 때가 기억난다. 사막 한가운데 자리한 스키장과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섬을 보며 ‘돈이 있으면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을 눈앞에 펼쳐놓은 모습에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단순히 돈으로 만든 도시가 아니라, 이곳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3. 파격적 세금정책
먼저 두바이에는 ‘돈이 빠져나가지 않는 구조’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무(無)세금 정책이다. 이곳에는 소득세, 양도세, 상속세가 없다. 한국과 비교해보자. 연봉 3억 원의 직장인은 한국에선 절반 가까이를 세금과 4대 보험으로 낸다. 하지만 두바이에선 그 돈을 고스란히 본인의 주머니에 넣을 수 있다. 세금이 없다는 단 하나의 조건만으로도 글로벌 고소득자들의 발길은 두바이로 향한다.
그러나 단지 세금이 없다고 해서 돈이 몰리지는 않는다. 진짜 핵심은 제도와 인프라가 만들어내는 ‘자본 친화적인 환경’이다. 두바이는 자국민보다 외국인의 수가 훨씬 많은 도시다. 두바이 전체 인구 약 350만 명 중 현지인은 전체의 10%에 불과하고 나머지 90%가 전부 필자와 같은 외국인 노동자들 이다.
4. 자본 친화적 사업환경
자연히 도시의 법과 시스템은 외국인 투자자, 사업가, 거주자에게 친화적일 수 밖에 없다. 예컨대 외국인이 100% 소유 가능한 부동산 구역이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했고, 법인 설립이나 송금, 비자 발급 절차 또한 단순하고 빠르다. 최근에는 일정 금액 이상 투자 시 10년짜리 장기 ‘골든 비자’를 발급해 외국인 자산가를 붙잡는 정책까지 시행하고 있다.
금융 허브로서의 기능도 빼놓을 수 없다. 두바이는 전통적인 중동의 ‘이슬람 금융’ 중심지이자, 세계 금융 산업의 자유 구역인 DIFC(Dubai International Financial Centre)를 갖고 있다. 이 지역은 아예 영미권 법체계를 도입해 외국 기업들이 영국식 계약서, 영문 회계 기준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수많은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다국적 기업들이 이곳에 중동 총괄 본부를 두고 있다.
실물 자산 투자 역시 두바이가 자본을 끌어들이는 중요한 수단이다. 가격도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다. 두바이 중심가인 비즈니스 베이나 다운타운 등지의 고급 아파트는 서울 강남에 비해 여전히 저렴한 가격대로 평가받는다. 방 3개짜리 100㎡ 아파트가 한화로 15억~20억 원 수준으로 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가격대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장기 거주 비자까지 연계되면, 단순한 투자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5. 삶의 질 최고수준
그렇다고 두바이가 단순히 부동산 투자처로만 소비되는 도시는 아니다. ‘사는 삶’의 질도 매우 중요하다. 국제학교, 병원, 치안, 치과, 쇼핑 인프라 등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두바이에서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생활의 편리함과 안전성을 크게 느낀다고 말한다. 특히 여성 혼자 밤에 택시를 타도 불안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치안 문제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현지 경찰의 빠르고 철저한 치안 관리 덕분에 범죄율이 낮은 편이다. 또한 영어 하나로 모든 행정처리를 마칠 수 있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자녀 교육 측면에서도 두바이는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도시다. 전체 학교 중 약 60%가 국제학교로 세계 최고 수준의 밀집도를 자랑한다. 다양한 국제학교를 부모의 교육관과 자녀의 적성에 맞춰 선택할 수 있고, 취향에 따라 영국, 미국, IB(국제 바칼로레아) 등 각국의 학제를 고를 수 있다. 여기에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과 언어 교육을 제공해 자녀 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상황이다.
6. 도시 아닌 테마파크와 숙제
무엇보다 인상 깊은 건 두바이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든다는 점이다. 세계 최고층 빌딩, 인공섬, 무인택시, 도시 철도, 초대형 쇼핑몰 등 두바이의 기획자들은 도시를 단순한 거주지나 산업지구로 보지 않는다. 이곳은 ‘기획된 상상력’이 공간이 되어 현실로 구현되는 장소다. 그 결과 두바이는 도시라기보다 하나의 거대한 테마파크처럼 느껴진다. 모든 요소가 치밀하게 설계되고, 방문자와 거주자 모두에게 ‘스토리’를 제공한다.
물론 가야 할 길도 멀긴 하다. 두바이의 성장 속도가 너무 빠른 나머지, 그 속도에 비해 사회적 기반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여기에 일부 저소득 외국인 노동자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은 두바이가 해결해야 할 사회적 숙제로 남아 있다. 최근에는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거품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주거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빠른 도시 개발로 인한 환경 문제도 심각한 과제 중 하나다. 순 모래뿐이던 허허벌판에 인공 섬과 도시를 조성하면서 페르시아 만의 해양 생태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팜 주메이라와 월드 아일랜드 같은 인공 섬 개발로 산호초와 해양 생물이 급격히 감소했고, 거북 등 연안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파괴도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건조한 기후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 강우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대기 순환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에는 두바이 공항과 시가지가 폭우로 침수되는 등 기후 변화에 따른 피해가 꾸준히 발생하는 중이다.
지속 가능한 관광 산업도 고민해야 한다. 두바이는 관광과 쇼핑 중심의 경제 구조로 인해 경기 변동성에 취약하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나 유가 하락 시 관광객 유입 감소로 인해 도시 경제가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여 관광 외에도 다양한 산업 구조를 갖추고, 관광객 의존도를 줄이는 전략이 요구된다.

7. 결론 : 다양성과 포용력 확대 요구
무엇보다도 두바이가 진정한 글로벌 도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다양성, 포용력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다국적 인구로 이루어진 도시이기에 서로 다른 문화와 가치관이 공존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와 제도 마련이 더욱 필요하다. 필자와 같은 아시안들은 아랍문화에 적응하기가 아직도 힘들다. 사회적 공감대와 문화적 교류를 강화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요구된다.
결국 두바이는 도시가 아니라 일종의 ‘브랜드’인 것 같다. 이 브랜드는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사람들에게 꿈을 실현할 무대를 제공한다. 그래서 전 세계 부자들은 이 이야기 속으로 끌려들고, 나 역시 그 이야기에 동참하며 이곳에 머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두바이의 진짜 매력은 사람들에게 꿈을 실현할 무대를 제공하면서도 그 과정 자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만드는 데 있지 않 을까.
-2025. 4. 2. 법률신문 원요환 에어아라비아 부기장 브랜드가 된 도시 두바이, 돈이 전세계 부자들 부른다
8. 글 평가
이 글은 두바이라는 도시를 매우 입체적으로 잘 그려낸 컬럼이다.
단순히 화려한 겉모습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파격적인 세금 정책이나 외국인에게 친화적인 사업 환경 같은 성공 비결을 구체적으로 짚어주는 점이 돋보인다.
특히 저자가 비행기 조종사로서 두바이에 실제로 거주하며 쓴 글이라 현장감이 생생하게 살아있다.동시에, 저소득 노동자 문제나 환경 파괴, 문화적 포용력 부족 같은 어두운 그림자까지 솔직하게 다루면서 균형을 잘 잡았다.
결론적으로, 이 글은 두바이를 ‘돈’과 ‘사람’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풀어내면서, 독자들이 막연하게만 알던 도시의 성공과 과제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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