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법원 판례 비판 논문
50대 남성 운전강사가 20대 여성 수강생의 운전 미숙을 핑계로 허벅지를 주먹으로 친 행위에 대하여,
대법원은 피고인의 폭행 고의를 배제하고 추행 고의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강제추행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했다.
발제자(김한균)는 밀폐된 공간에서의 동의 없는 신체접촉이라는 객관적 정황을 외면하고, “때린 것인지 만지려 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피해자의 주관적 느낌에만 의존하여 추행 고의를 부정한 대법원의 판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성적 수치심은 피해자의 단순한 주관적 감정이나 부끄러움이 아니라, 불법한 유형력 행사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나타내는 ‘객관적 상태’이므로 행위자의 성욕 동기와 무관하게 인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2. 논문 요약
[AI 요약] “화나서 허벅지 때린 건 폭행이지 추행 아냐?”… 대법원 판결에 비판 쏟아져
김한균 연구위원 “피해자의 주관적 느낌으로 범죄 성립 판단해선 안 돼… 성적 수치심은 객관적 고통의 상태”
[분석] 밀폐된 차 안에서 남성 강사가 여성 수강생 허벅지 친 상황… “성욕 목적 없었어도 상식적으로 추행 고의 인정해야”
[시사점] “성적 수치심을 피해자가 감내해야 할 낡은 감정으로 오해해선 안 돼… 젠더 위계에 따른 객관적 피해 표지로 삼아야”

3. 논문 등장배경
운전 연수 중 수강생이 운전을 못 한다며 50대 남성 강사가 20대 여성 수강생의 허벅지를 주먹으로 친 사건을 두고 강제추행죄 성립 여부에 대한 학계의 비판적 분석이 제기되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김한균 선임연구위원은 논문 ‘성 수치심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대법원 2024도3061 판결의 맹점과 성적 수치심의 진정한 법적 의미를 조명했다.
4. 분석
“피해자가 모르면 추행이 아닌가”… 대법원의 위험한 사실판단
대법원은 피고인이 화가 나서 때린 폭행의 고의를 배제한 채 추행의 고의를 곧바로 추단하기 어렵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특히 피해자가 1심 법정에서 “때린 느낌이었는지 신체에 손을 대고 싶은 느낌이었는지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점을 추행의 고의를 부정하는 주된 근거로 삼았다. 이에 대해 김 위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주행 중인 차량이라는 폐쇄된 공간, 50대 남성 강사와 20대 여성 수강생이라는 권력 관계, 동의 없는 민감한 신체 부위(허벅지) 접촉이라는 객관적 상황을 평균인의 상식으로 보면 명백한 추행 상황이라는 것이다. 발제자는 법관이 당연히 판단해야 할 추행 성립 여부를 피해자의 불분명한 인상이나 기억에 전가한 것은 사실판정과 법리판단의 책무를 방기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5. 시사점
성적 수치심은 주관적 감정이 아닌 ‘객관적 상태’
나아가 발제자는 성폭력 사건에서 다루어지는 ‘성적 수치심’을 피해자가 내면적으로 느껴야 하는 부끄러운 감정으로 협소하게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성적 수치심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불법한 신체접촉의 결과로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이자, 사회문화적 맥락이 반영되어 겉으로 드러나는 객관적 상태로 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6. 결론
따라서 행위자에게 스스로 성욕을 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가 없었거나 단순히 “화가 나서” 한 행동이더라도, 일반인의 상식에서 성적 수치심을 야기할 수 있는 불법한 유형력을 고의로 행사했다면 마땅히 강제추행이 성립해야 한다고 역설하며, 성폭력 범죄에 대한 법원의 진일보한 판단 잣대를 촉구했다.
-출처-
2026. 4. 20. 성적수치심이란 무엇인가?
해설대상판결: 대법원 2024. 8. 1. 선고 2024도3061 판결
출처: 형사판례연구 제33권, 2025.07., 103~135.
저자: 김한균 선임연구위원(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7. 문답풀이(Q&A)로 보는 쟁점정리
운전 연수 중 발생한 신체 접촉을 ‘강제추행’이 아닌 단순 ‘폭행’의 관점에서 접근한 대법원 판결과 이를 정면으로 비판한 김한균 선임연구위원의 논문을 형사법적 관점에서 분석해 보면,
① Q1. 대법원이 강제추행 무죄(파기환송)를 선고한 결정적인 법리적 이유는 무엇인가?
A1. 핵심은 ‘추행의 고의’ 여부이다.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에게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고의가 있어야 한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운전 미숙에 화가 나 ‘때린’ 것이라면 이는 단순 폭행의 고의일 뿐, 성적 의도가 담긴 추행의 고의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특히 피해자가 법정에서 “때린 것인지 만지려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점을 근거로, 검사가 추행의 고의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② Q2. 논문에서 주장하는 ‘성적 수치심의 객관화’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A2. 기존 판례나 일반적인 인식은 성적 수치심을 피해자가 느끼는 ‘부끄러움’이나 ‘당혹감’ 같은 주관적 감정으로 치부해 왔다. 그러나 논문은 이를 ‘불법한 신체 접촉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의 객관적 상태’로 정의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즉, 피해자가 당시에 “이게 성추행인가?”라고 명확히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제3자인 평균인의 관점에서 볼 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기 충분한 부적절한 접촉이었다면 그 자체로 객관적인 피해 상태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논리이다.
③ Q3. 피고인의 동기가 ‘성욕’이 아니라 ‘분노’였다면 추행죄 성립이 불가능한가?
A3. 형사법상 강제추행죄의 성립에 반드시 ‘성욕의 자극이나 만족’이라는 주관적 동기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비록 화가 나서 한 행동(분노)이라 할지라도, 그 수단으로 선택한 행위가 허벅지와 같은 민감한 부위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 행사라면, 이는 객관적으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논문은 행위자의 내면적 동기(화가 나서)를 근거로 행위의 객관적 성격(성적 침해)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8. 논문 타당성 검토
해당 논문의 비판은 현대 형사법이 지향하는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라는 가치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정당하고 시의적절한 지적이라고 판단된다.
(1) 대법원 판결의 잘못
대법원은 피해자의 “잘 모르겠다”는 진술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로 삼았으나, 이는 당시 피해자가 처했던 특수한 상황(주행 중인 폐쇄된 차 안, 교사와 학생이라는 위계 관계, 갑작스러운 타격으로 인한 당혹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결과일 수 있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내면적 의중(성욕인지 분노인지)을 정확히 구별해 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반응임에도, 이를 근거로 추행의 고의를 배척한 것은 법관이 수행해야 할 ‘객관적 정황에 따른 사실판단’을 피해자의 주관적 느낌에 떠넘긴 측면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대 여성 수강생의 허벅지를 50대 남성 강사가 주먹으로 친 행위는 사회 통념상 성적 유대관계가 없는 사이에서 용인될 수 없는 수준의 신체 침해다. 행위자가 “가르치려다 화가 나서 그랬다”는 변명 뒤에 숨어 성적 침해를 정당화할 통로를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2) 논문의 정당성과 타당성
위 대법원 판결은 성인지 감수성(Gender sensitivity)에 기초한 기존의 진보적 판례 흐름에서 후퇴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성적 수치심을 ‘주관적 감정’이 아닌 ‘사회적 맥락 속의 객관적 침해 상태’로 보자는 논문의 주장은 향후 성범죄 양형 및 유죄 판단 기준을 바로잡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https://blog.naver.com/duckhee2979/223540859760[해당 대법원 판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