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개정된 유류분 민법 규정
민법의 유류분 규정이 2024년과 2026년 두 차례 개정을 거쳐 2026. 3. 17.부터 시행되고 있다. 오랫동안 상속 분쟁의 화두가 되어 왔던 유류분 규정이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어 다소 큰 폭으로 개정되었다.
피상속인의 재산처분의 자유와 남겨진 가족의 생활보장이라는 두 가치 사이의 균형을 새롭게 정립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상속재산의 분배에 책임과 윤리를 반영하여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늘은 개정된 유류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2. 형제자매 유류분 폐지
첫째 형제자매의 유류분이 폐지되었다. 과거에는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도 유류분이 인정되었지만 이제는 배우자와 직계비속, 직계존속에게만 유류분이 인정된다. 변화된 가족제도, 가족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반영된 것이다.

3. 패륜상속인에 대한 상속권 상실
둘째 패륜상속인에 대한 상속권 상실제도의 도입이다. 유언에 의한 상속권 상실이 그중 하나이다. 상속인이 될 사람이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피상속인 또는 그 배우자, 직계혈족에 대하여 중대한 범죄행위를 하거나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하는 등 패륜행위를 한 경우에 피상속인은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상속권 상실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
이 경우 유언집행자는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하여야 한다. 상속권 상실에 대한 유언이 없었던 경우에는 공동상속인이 가정법원에 피상속인에 대한 패륜행위를 한 상속인의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다. 이러한 청구에 따라 상속권을 상실하게 되면 유류분도 소멸한다. 자녀를 버리고 떠난 부모, 늙고 병든 부모를 나 몰라라 한 자녀들은 피상속인의 재산에 기웃거려도 별 소득이 없을 것이다.
4. 특별수익, 기여와 유류분 조정
셋째 특별수익, 기여와 유류분의 합리적 조정이다. 증여 등으로 받은 특별수익이 피상속인을 간호하거나 부양하거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 등 기여에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진 경우 종전에는 유류분반환소송에서 기여분을 인정받지 못하였으나
이제는 기여에 해당하는 부분을 특별수익 및 유류분반환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게 되어 별도의 청구 없이 유류분재판에서 기여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다. 동화에서나 가능할 것 같았던 ‘착한 사람이 복 받는 일’이 상속에서도 가능하게 되었다.
5. 유류분반환 가액반환 원칙
넷째 가액반환원칙의 도입이다. 종전에는 유류분반환에 있어 원물반환이 원칙이었고 그와 관련하여 부동산, 주식 등의 경우 복잡한 권리관계가 발생하는 등 또 다른 분쟁이 이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개정으로 가액반환을 원칙으로 하여 후속분쟁을 방지할 수 있게 되었다. 상속인들은 자신과 다른 상속인들의 필요를 잘 살펴 상속재산을 좀 더 합리적으로 분배할 수 있다.

6. 사례적용
(1) 사건개요
가상 사례에 적용해 보겠다. 효심 씨는 아버지를 모시고 살면서 간병도 하고, 부양도 하였다. 아버지는 유일한 재산인 아파트(시가 10억 원 상당)를 효심 씨에게 증여하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안부 전화는커녕 사고만 치던 동생 욕심 씨가 유류분반환청구를 하였다. 어떻게 될까?
(2) 개정된 조항 적용 : 유류분재판 외 별도 기여분 청구 불필요
<개정 전 규정>에 따르면 욕심 씨는 자신의 유류분에 해당하는 아파트 1/4 지분(법정상속분의 1/2)의 반환을 구할 수 있었고, 효심 씨가 기여분을 인정받으려면 별도로 기여분 청구를 하여야 했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되는 현재> 효심 씨는 기여를 인정받기 위하여 별도의 청구를 할 필요가 없다. 유류분재판에서 아파트 증여가 효심 씨의 기여에 대한 보상으로 적절한지를 판단받으면 된다.
(3) 사례 해결
그 재판에서 기여에 대한 보상으로 아파트 전부를 효심 씨가 받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욕심 씨의 유류분반환청구는 인정되지 않을 것이고, 효심 씨의 기여에 상응하는 부분이 50% 정도로 평가될 경우 나머지 50%를 기준으로 계산한 유류분(가액 1억2,500만 원)만 인정될 수도 있을 것이다.
7. 결론
재산상속이 핏줄의 당연한 권리라는 생각은 이제 조금은 접었으면 좋겠다. 부양과 효도를 재산상속을 계산해서 하는 사람은 없을 테지만, 수고하고 노력한 것에 대해서 법이 알아주고 배려해주는 유류분이 그 취지에 맞게 잘 활용되길 희망한다.
-출처-
2026. 4. 22. 법률신문 최호식 대표변호사(법무법인 우승)·전 서울가정법원장 유류분 개정, 상속기준의 제시

8. 문답풀이(Q&A)로 본 쟁점정리
상속이 혈연의 당연한 권리에서 인간다운 삶의 성적표로 변화된 개정 민법 유류분 규정을 문답으로 풀어보면,
① Q1. 형제자매를 유류분 청구 대상에서 제외한 법적 취지는 무엇이며, 실무적으로 어떤 변화가 생기나?
A1. 과거에는 피상속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형제자매에게도 일정 지분의 상속권을 보장했으나, 현대 사회의 가족 유대감이 직계 혈족 중심으로 변화한 현실을 법이 수용했다. 이제 피상속인은 자신의 형제자매에게 재산을 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유언 등으로 명확히 할 경우, 형제자매는 더 이상 법적으로 ‘내 몫’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할 수 없게 되어 피상속인의 재산 처분 자율성이 대폭 확대된 것이다.
② Q2. 이른바 ‘패륜 상속인’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기 위한 ‘상속권 상실 제도’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나?
A2. 단순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상실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범죄행위,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에 한해 적용된다. 피상속인이 생전에 공정증서 유언으로 의사를 표시하고 유언집행자가 법원에 청구하거나, 유언이 없더라도 공동상속인이 패륜 행위를 근거로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법원의 판결로 상속권이 상실되면 유류분 권리까지 완전히 소멸하여 ‘권리만 챙기는 불효자’를 법적으로 배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③ Q3. 오랜 기간 부모님을 간병한 자녀가 유류분 소송에서 자신의 기여를 인정받으려면 어떤 점이 달라졌나?
A3. 기존에는 유류분 반환 소송에서 기여분을 별도로 주장하기 매우 까다로웠으나, 개정법은 ‘기여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증여를 유류분 반환 대상에서 직접 제외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별도의 기여분 청구 소송을 거치지 않더라도 유류분 재판 과정에서 간병이나 부양의 가치를 산정해 이를 특별수익에서 공제함으로써, 실제로 고생한 자녀가 재산을 온전히 보존하거나 반환 금액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가 마련되었다.
9. 요점정리
위 개정안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혈연이라는 이유만으로 자동 보장되던 기득권을 내려놓고, 피상속인에 대한 인간적 도리와 경제적 기여를 최우선 가치로 세웠다는 점이다.
이제는 부모를 방치하거나 학대한 자녀의 경우, 피상속인의 유언이나 동료 상속인들의 법적 청구를 통해 상속 대열에서 완전히 축출될 수 있으며, 반대로 묵묵히 부양의 책임을 다한 자녀는 그 수고를 ‘기여’로 인정받아 유류분 분쟁의 파고 속에서도 자신의 몫을 당당히 지킬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부동산 지분을 쪼개어 돌려주는 원물 반환 대신 현금으로 정산하는 가액 반환을 원칙으로 삼아, 상속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소유권 분쟁과 2차 갈등의 불씨를 선제적으로 차단했다.
결국 새로운 유류분 제도는 ‘재산 상속은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삶의 궤적에 따른 보상’이라는 엄중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으며, 법이 도덕과 윤리를 외면하지 않고 상속인 개개인의 수고와 과오를 세밀하게 살피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 평가할 수 있다.

https://blog.naver.com/duckhee2979/224181699139[패륜상속인 상속권 상실]

